글을 쓰지 않은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다. 오직 배우기만 하고 표현하고 비판하지 않는다면 내가 가진 생각은 전부 교조화될 것이다. 따라서 짧게나마 글을 작성하려고 한다. 상호작용(interaction)은 사회과학의 핵심이다. 모든 흥미로운 사회적 현상들은 인간과 인간이 만나는 지점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수많은 인간들로 구성된 사회에서 존재하는 개별 인간은 타인으로부터의 인과율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좋든 싫든 우리를 추동하는 행동과 생각은 대부분 타인으로부터 비롯된다. 상호작용을 서로가 서로에게 끊임없이 영향을 주는 현상이라고 정의한다면, 사회를 분석하는 문제는 무척이나 어려워진다. 끝없는 인과의 사슬과, 개인과 개인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창발성을 분석하려면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요즘 통학을 하다보니 버스안에서 별별 생각을 다하게 된다. 한남대교 위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내가 지금 지각하는 세상이 전부일까'라는 생각부터 시작해서 버스가 세브란스 암병원을 지나갈 때에는 내가 늙어서 암센터 병동에서 죽어가는 모습이 겹치고...하여튼 온갖 생각을 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너무 좋다. 분주하게 살면서 사실 진정으로 '사유'할 수 있는 순간들은 몇 없었던 것 같다. 참 신기한게 군대에서도 그렇게 시간이 많았는데 진정으로 '사유'한 적은 많이 없었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나에겐 물리적 억압이 정신적 억압으로 이어졌다. 다시 학교로 돌아와 도서관에서 동기들이랑 공부하고 백양로를 걸으며, 수업시간에 교수님께 질문하고 논쟁하면서 묵혀있던 사유가 다시 깨어난 기분이다. 이번 글도 이러한 배경과 ..